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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정보

연말 음주 Year-end drinking

knurse 2018. 12. 2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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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에는 술자리가 많아지는데요 예부터 '술은 백약지장(酒乃百藥之長·술은 100가지 약 중 으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음주에 관대합니다. 그러나 술은 한두 잔 마시고 나면 이성적인 판단이 흐려지면서 과음을 하게 됩니다. 약이 독이 되는 것인데요.


적당한 음주는 장수에 도움이 된다는 속설이 있지만, 마시는 사람 체질과 음주량에 따라 질병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국내 알코올 의존증은 약 40만명, 고위험군은 약 400만~500만명으로 추산됩니다.




정확한 통계가 없어서 술 문화가 우리와 비슷한 일본이 의존증 109만명, 고위험군 1000만명인 점을 감안해 계산한 것입니다. 알코올 의존증은 단순히 음주량만 가지고 따지는 게 아니라 술을 마신 후 신체질환, 정신질환, 폭력, 가정불화, 무단결근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켜 의사, 상사, 가족 등에게 주의를 받는 상태에서 절주나 금주를 못한 채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때 진단합니다. 


알코올 고위험군은 과음, 만취, 폭음을 하는 사람들로, 매일 순수 알코올(WHO 기준)로 남자 60g, 여자 40g 이상을 마시는 술꾼을 말합니다. 이는 알코올 도수 17%인 소주를 기준으로 남자 8.8잔, 여자 5.9잔에 해당합니다. 


술을 마시면 몸속에 들어온 알코올 중 약 5%를 위에서 흡수하고 나머지 95%는 소장에서 흡수됩니다. 소장 내벽에는 장융모라는 테니스코트 크기의 수백만~수천만 개 돌기가 존재해 많은 양의 알코올을 빠른 속도로 흡수합니다. 


알코올의 소장 흡수는 혈중 알코올 농도를 높여 취기를 오르게 합니다. 술을 마실 때 음식을 섭취해 알코올이 위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소장에 도달하는 시간이 늦어지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서서히 오르고 취기 역시 천천히 진행됩니다. 


이 때문에 숙취를 예방하려면 술을 마시기 전 식사를 하거나 물을 병행해 마시라고 조언합니다.

위장을 거쳐 소장에서 흡수된 알코올은 혈관을 통해 간으로 이동합니다. 간은 섭취한 알코올 90% 이상을 분해하고 나머지 2~5%는 소변, 땀, 호흡을 통해 배설됩니다. 




알코올은 간에서 주로 ADH(Alcohol dehydrogenase·알코올 탈수소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되지만, 과음으로 체내 알코올 농도가 높아지면 MEOS(Microsomal ethanol oxidizing system·마이크로솜 에탄올 산화 체계)가 활성화해 알코올을 처리합니다. 


안면홍조나 빈맥, 두통, 구토 같은 숙취를 유발하는 것이 바로 아세트알데히드로, 간을 손상시키는 주범입니다.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생기는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ROS)도 아세트알데히드처럼 세포와 DNA를 손상시키며 각종 암과 만성질환을 유발합니다.


간이 1시간 동안 처리하는 순수 알코올 양은 '체중×0.1g'입니다. 간 크기는 체중과 비례한다고 하니, 체중이 50㎏이면 1시간에 처리 가능한 순수 알코올 양은 5g입니다. 맥주 500㎖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매우 적은 양입니다. 


순수 알코올 양은 술에 함유된 에탄올 양으로, '섭취량(㎖)×알코올 도수×0.8(알코올 비중)'/100으로 구합니다. 술의 세기는 100%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고 합니다. 술을 마셨을 때 알코올을 분해하는 아세트알데히드 활성화는 유전자 조합에 달렸는데, '강한 유전자'가 2개인 사람은 알코올을 빨리 분해하고 '약한 유전자'가 2개인 사람은 천천히 분해합니다.


술은 적당량(하루 순수 알코올 20g·맥주 500㎖ 1병 또는 와인 2잔 정도(약 180㎖))를 마시면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이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남성끼리 마셔도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지만 여성이 한 명이라도 끼어 있으면 더욱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분비가 활발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증류식 전통 소주는 혈관내피 세포에서 혈전용해 효소인 t-PA(조직 플라스미노겐 활성화 인자)나 우로키나아제 분비와 활성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스미 히로유키 일본 구라시키예술과학대 교수는 "t-PA와 우로키나아제 생산·분비 메커니즘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들 두 가지 물질의 분비와 활성을 촉진하는 가장 적당한 음주량은 순수 알코올로 하루에 30g(120㎖)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레드와인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은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능력이 뛰어나 LDL콜레스테롤을 낮춰 허혈성 심장질환과 동맥경화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레드와인 원료인 포도껍질에 함유된 레스베라트롤은 뇌기능을 원활하게 해주고 기억력 회복에 관여해 알츠하이머병(치매)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맥주에는 홉의 쓴맛 성분인 '이소알파산'이 아밀로이드 베타 등 노폐물이 뇌에 침착하는 것을 억제하고 뇌 내 염증을 완화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과음이나 폭음은 우리 몸에 독(毒)이 됩니다. 


원래 알코올은 우리 몸에 독입니다. 지나친 음주가 오랫동안 계속되면 각종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알코올 의존증 환자는 식도암 발병 위험도가 4.6배, 대장암은 2.1배, 뇌졸중은 1.4배 높습니다. 


또한 과음은 뇌 전체가 위축되어 기억력 감퇴와 치매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평소 알코올을 과다하게 마시는 고령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치매 발병 위험성이 4.6배, 우울증은 3.7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엇보다 지속되는 음주는 간(肝)을 혹사시킵니다. 알코올 의존중 환자는 지방간→간경변증 또는 간암으로 악화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지방간은 간(간세포)에 지방(특히 중성지방)이 쌓인 상태를 말하며 고칼로리 식사와 만성적인 운동 부족, 알코올 그 자체가 주요 원인입니다. 


성인 3명 중 1명은 지방간이 있고 BMI(체질량지수) 25~28에 해당하는 과체중인 사람은 거의 대부분 지방간입니다. 지방간은 술을 많이 마셔서 생기는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만, 지질 이상, 당뇨병이 관여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뉩니다. 


일반적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더 많지만, 술을 마시는 환자는 알코올성 지방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술을 좋아하는 주당은 체형이 복부비만형이 많습니다. 술꾼 중에 정상 체중이라도 마른비만이 많습니다.


알코올은 약의 작용과 부작용을 증강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혈전증 치료제 와파린은 알코올과 혼합되면 효과가 강해져 출혈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혈전이 생성되기 쉬워져 심근경색과 뇌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메트포르민 등은 알코올을 과다하게 섭취했을 때 락트산의 대사를 방해해 중추신경과 소화기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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